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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자유 시장의 한계와 거대 자본가

by 하얀스케치북선물 2022. 9. 30.

완벽하지 않은 시장

애덤 스미스는 결코 교조주의자가 아니었다. 시장이 완벽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시장은 법을 강제할 수도 없고 경계를 보호할 수도 없다. 거리 청소처럼 모든 사람이 원하지만 적절한 보상 없이는 아무도 손대지 않을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없다.

그래서 애덤 스미스는 전쟁 관련 산업 같은 것을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미스는 은행 신용도 유지와 임금노동자 보호를 정부에 요구했다. 임금노동자는 고용주보다 협상력이 부족하다. 또한 스미스는 특허 관리와 질병 예방도 정부에 요구했다. 그리고 스미스는 반복되는 일에 노동자들이 뇌사 상태에 빠지 않도록 노동자들의 기본교육과 심지어 공공 오락시설까지 정부에 요구했다. 이자율 상한선 설정도 중요한 생각이다. 애덤 스미스는 보상이 과도하면 투자자가 위험을 망각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자율 한도를 정해두면 사람들이 적당한 위험을 취하고 도박은 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덤 스미스는 이자율이 무조건 낮은 것이 바람직하기보다 수익과 비슷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높은 이자율이 나쁜 것은 고수익과 고임금은 동시에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자유시장에서의 자본가와 임금

높은 임금은 노동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이롭다.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소득이 땅값이나 은행이자가 아니라 노동력에서 온다면 당신은 노동자이다. 이 점은 너무 근원적인 문제라서 헤아리기가 어렵다. 구성원 대다수인 노동자가 가난하고 불행하다면 그 어떤 사회도 번창하거나 행복할 수 없다고 애덤 스미스는 말했다. 만일 자본가가 사익만을 쫓아 낮은 임금을 준다면 사회 전체에 해악을 끼친다. 물건 값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건 값이 오르면 실질임금인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내려간다. 이런 이유들로 애덤 스미스는 자유시장을 옹호했다. 자유시장에서 자본가는 임금을 올리려는 노동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또한 물건을 싸게 사려는 고객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의 시대에도 거대 자본가는 시장 질서를 지키지 않아도 되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시장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 있었다. 같은 업계의 사람들끼리는 좀처럼 모이지 않는다. 즐겁게 떠들며 노는 일도 거의 없다. 하지만 모였다 하면 대중에 대한 음모나 가격을 올리기 위한 꼼수를 의논한다. 설상가상으로 거대 자본가들은 정치권력에 압력을 넣어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보조금이나 보호관세 관련 법안들을 밀어붙였다.

이들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누가 알아챌 수 있을까? 일에 지치고 제대로 배우지 못한 노동자들은 아닐 것이다. 정부가 시간을 들여 문제를 파악했어야 했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는 자유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을 생각하지 못했다.

 

거대 자본가들을 향한 애덤 스미스의 경고

애덤 스미스는 제멋대로 정부를 조종하는 거대 자본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국부론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잊은 교훈이 이것이다. 자본가를 경계해라. 애덤 스미스의 말이다.

자본가가 내놓은 새로운 법률이나 상업 규제안을 항상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심사숙고하고 실험한 후에 자본가의 법률이나 상업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공공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자본가들에게 농락당하고 지배될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거대 자본가에게 문제가 많다고 느꼈다. 상인과 제조업자들의 비열한 약탈과 독점 정신은 그가 누구이건 간에 인류의 주인처럼 굴려고 한다라고 말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영국 경제는 프랑스 경제보다 자유로웠다. 그래서 스미스는 영국이 더 부유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국 경제는 여전히 규제와 보조금과 보호정책과 특히 정부가 강제한 독과점제로 얽혀 있었다. 독과점은 시장에 판매자가 단 한 명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경쟁자가 없는 독과점자는 마음대로 값을 올릴 수 있다. 예컨대 애덤 스미스의 시대에는 동인도회사가 유일하게 아시아와 무역할 수 있었다. 동인도회사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알려주는 존재 자체였다. 동인도회사는 정부가 설립한 최초의 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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