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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금 본위제와 부분지급준비금 제도

by 하얀스케치북선물 2022. 10. 1.

금 본위제

19세기는 금 본위제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다. 당시에는 지폐를 금으로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었다.

금 본위제는 어떤 면에서 합리적으로 보인다. 지폐는 중세시대에 금고에 보관 중인 금의 청구서로 시작되었다. 사실 금이 있었기에 지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폐나 금화를 비롯해 다른 화폐 형태를 인정한 이유는 동일하다. 다른 사람들도 인정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 본위제에서는 금의 공급량에 맞춰 통화량을 조절해야 했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한지 아닌지와 상관없었다. 그런데 금 본위제 하에서도 화폐를 더 찍어낼 방법이 생겼다. 바로 부분지급준비금 제도가 그 방법이었다.

 

부분지급준비금 제도

부분지급준비금 제도는 은행들이 운영한다. 부분지급준비금이라고 하면 어렵게 들리겠지만 은행이 고객들에게 빌려줄 수 있는 돈의 양을 말한다. 

고객이 은행에 돈을 보관하면 은행은 이 돈을 다른 곳에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서 돈을 번다. 은행은 예금액 전부를 빌려줄 수 없다. 만일을 대비해 그 일부 예를 들어 20%를 예치하고 나머지를 빌려주는데 이것을 부분지급준비금 제도라고 한다. 

 

19세기에 누군가가 은행에 1000파운드를 예금했다. 은행은 그 20%를 예치하고 800파운드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증기기관을 구입하고 판매했다. 이 사람이 증기기관을 판매한 돈 중에 800파운드를 자신의 주거래 은행에 예금했다. 돈을 빌렸던 은행인지 다른 은행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사람의 주거래 은행에서는 800파운드 중 20%인 160파운드를 예치하고 나머지 640파운드를 또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다. 640파운드를 빌린 사람은 이 돈으로 다른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다. 만일 이 은행이 이 돈을 계속 빌려주고 그 돈이 모두 같은 은행으로 돌아온다고 가정한다면 원금 1000파운드는 4000파운드의 계좌 수익을 창출한다.

 

돈은 빚이다

고객들은 원할 때 언제라도 자신의 돈을 찾을 수 있다. 아니면 수표를 발행해 다른 사람이 돈을 찾게 할 수 있다. 은행계좌는 이렇게 현금처럼 쓸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은행은 현금 1000파운드를 현금 5000파운드로 바꾸었다. 이런 변신이 가능한 이유는 은행이 빚을 돈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사실 돈은 빚이다.

 

부분지급준비금 제도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사람들 모두가 일시에 돈을 찾지 않으니까 아직 별 문제가 없다. 그래서 은행 금고에는 특정한 날짜의 예금 지불을 대비해 일정한 돈이 보관되고 있다. 대신 우리는 수표를 발행하거나 전자결제 방법을 사용한다. 돈을 계속 은행에 두고 그 소유권을 주고 받는 것이다.

19세기에는 은행이 망한다는 헛소문이라도 돌면, 뱅크런이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컸다. 뱅크런은 예금인출사태이다. 이런 공황으로 인해 불황이 올 수 있었다. 불황이 전적으로 뱅크런처럼 재정적 딸꾹질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불황의 원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벗어날 해결책은 분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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